오늘 새벽, 사우디 리야드에서 전해진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종전협상' 소식을 보며
문득 1905년의 포츠머스 회담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가 보이지 않는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120년 전 미국 포츠머스에서
러일전쟁의 종전 협상이 제3국 미국땅에서 이루어지며,
땅따먹기(?)가 열강에 의해서 결정된
이루어졌던 것처럼,
오늘도 전쟁 당사국이 아닌 제3국의 땅에서 평화를 위한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두 회담이 보여주는 유사점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1905년 포츠머스에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섰고,
오늘 리야드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역할을 자처했다는 정도일까요? ㅎㅎ
흥미로운 점은 루스벨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통점입니다.
두 대통령 모두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했고,
국제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루스벨트가 "부드럽게 말하고 큰 막대기를 들고 다니라"는 외교 원칙을 내세웠다면,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당시 전장에서 승리를 거뒀던 일본은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했습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상황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모릅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5000억 달러의 전쟁 지원 대가를 요구하는 모습은,
루스벨트가 러일전쟁 당시 일본에게 과도한 배상금 요구를 자제하라고 압박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하지만,
루즈벨트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국제 분쟁을
자국의 영향력 확대 기회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면모를 보이지는 것 같지 않으세요?
더욱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의 변함없는 태도입니다.
1905년 패전국이었음에도 러시아는 끈질긴 협상 끝에 사할린 북부를 자국 영토로 지켜냈습니다.
2025년 현재, 러시아는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해
'취소 불가능한 러시아 영토'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시대는 변했고
패전이든 승전이든을 떠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완고한 태도만큼은 여전히 그대로인 듯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려하는 '제2의 아프가니스탄' 시나리오는
포츠머스 회담 이후의 역사적 교훈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전쟁에서 승리했음에도 충분한 배상금을 받지 못했고,
이러한 불만은 결국 더 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로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이라는 확실한 안전장치 없이 종전에 합의한다면,
이는 또 다른 비극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제 유럽 국가들은
3만 명 규모의 평화유지군 파병을 논의하며 독자적인 안보 체제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포츠머스 회담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변수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영국, 독일과 폴란드 사이의 이견이 있어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해 보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평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전쟁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12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두 회담이 보여주는 놀라운 유사점들을 보며,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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